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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27,28일 속삭임 정기모임에 대한 기사내용입니다.
(미즈엔 327호 http://www.imizn.com/board/CenterNews_view.asp?sub_cate_id=128&uid=8517 )

봄날 휴양림에 ‘뜬’ 아기 수면 모임 ‘아기와의 즐거운 속삭임’

잘 먹고 잘 누는 것에는 민감하게 굴면서 그동안 아기의 수면 문제에는 지나치게 소홀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모임이 있다. 불면의 고통은 어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 아기의 예민한 성격을 탓하기 이전에 ‘아기 존중 육아법’으로 아기와 자연스러운 교감을 통해 불면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한 인터넷 아기 수면 모임 ‘아기와의 즐거운 속삭임’ 정기모임을 찾았다.

블로그서 댓글 날리던 주부, 육아수면 사이트 만들다

아윤맘과 코 자는 아윤이 대전에 사는 이미옥 씨(34)는 10개월 된 아들 민재가 신생아 때부터 잠을 못 자 걱정이 많았다. 고민을 말하면 시어른들은 ‘낮에 안 재우면 밤에 안 잔다, 일찍 재워야 잘 잔다’는 막연한 대답. 그래서 밤잠 자는 시간을 당겨도 보고 낮에도 무리해서 재워봤다. 하지만 안아서 재운 지 30분이면 금방 깨버리는 민재의 ‘나쁜’ 수면 버릇은 좀처럼 고쳐지지 않았다. 눕기만 하면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으니 이러다 아이가 너무 예민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었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생생한 육아정보를 얻는 것은 요즘 엄마들의 일상적인 생활습관. 이씨도 여느 엄마들처럼 카페나 블로그를 방문하며 선배 엄마들의 충고를 듣는 데 전력을 다했다. 그렇게 몇 날을 이리저리 기웃거리다 발견한 곳이 ‘아기와의 즐거운 속삭임(www.babywhisper.co.kr)’. ‘바로 이거다!’ 싶었단다.
“사이트를 둘러보다 보니 옛 어른들의 말씀이 사실이 아니란 걸 알아챘죠. 아기는 결코 기계적으로 잠들지 않아요. 아기를 잘 관찰하고 이해할 줄 아는 엄마라야 잠도 잘 재울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현재 회원 수는 2천 명에 육박한다. 운영자 이현주 씨(34)가 ‘juliee’라는 아이디로 2005년부터 활동했던 엠파스 블로그(blog.empas.com/babywhisperer)가 출발이었다. 차츰 쌓여가는 엄마들의 공통되는 질문에 반복적인 답변을 올리자니 비효율적인 것 같아 아예 정보를 공유하는 웹사이트를 구축하기에 이른 것이다.
잠 못 자는 아기의 엄마들에게 희망의 댓글 세례를 보냈던 현주 씨도 실은 현재 24개월째인 딸 효리 때문에 적잖이 골머리를 앓았다. 육아 사이트는 모두 헤집고 다녔고 육아서적도 폭넓게 찾아 읽었다. 그러다 발견한 보석 같은 책이 미국의 스테디셀러인 <베이비위스퍼>. 여기서 얻은 수면 정보에 수많은 엄마들의 경험담이 더해지자 효과적인 상호 조언과 상담이 가능한 사이트로 거듭났다.

예민하다고? 너무 피곤해서 잠 못들 뿐이야
최근 아기 수면에 관해 전 세계에서 진행된 연구결과를 종합해 보면 영유아 5명 중 1명이 잠을 잘 못 자고 중간에 깨는 등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 미국의 조사에서도 아기의 수면 습관을 바꾸기를 원하는 엄마가 76퍼센트에 달했고 25~30퍼센트는 아기의 수면 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밤이고 낮이고 그악스럽게 울어대며 잠들지 못하거나 안아 재운 뒤 바닥에 등이 닿기가 무섭게 눈을 떠버리는가 하면 밤낮이 바뀌어 출근해야 하는 아빠까지 곤혹스럽게 만드는 아기들이 세 집 중 한 집이란 이야기다. 이처럼 불면의 문제는 어른들만의 것이 아니라 아기들에게도 심각한 고통.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가진 착각 가운데 하나는 ‘애기도 피곤하면 알아서 자게 돼. 왜 못 재워서 난리지? 그냥 놀게 내버려 둬’라는 것. 다분히 민간요법 같은 결론이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오답이다. 아기들은 피곤해질수록 잠을 못자고 악을 쓰며 우는 경향이 있단다. 빨리 피곤한 상태로 빠지기 쉬운 아기 고유의 특성 때문. 어른들도 지나치게 피곤하면 오히려 잠이 안 오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아이가 그동안 잠을 못 잤던 이유는 잠들기 싫어서가 아니라 바로 잠들기를 절실하게 원하는 신호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엄마는 아기의 ‘너무 피곤한 상태’를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

끊임없는 관찰로 배우는 아기 존중 육아법
현주 씨는 아기를 잘 관찰하다 보면 아기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알아낼 수 있다고 한다.
“아기가 울 때도 무턱대고 안아들 것이 아니라 주변을 살피고 울음을 들어보는 등 ‘아기 존중 육아법’을 따르면 피곤이 극에 달하도록 아기를 놀게 하거나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억지로 먹이는 일이 없이, 자연스럽게 아기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어요.”
당연한 얘기지만 아기가 하품을 하면 졸린다는 첫 번째 신호. 이어 눈이 커지면서 말똥말똥해지다가 다시 눈을 서서히 감았다가 갑자기 크게 뜨는 단계로 옮아간다. 그러나 실컷 졸린 신호를 보냈다가도 바닥에 눕히기만 하면 화들짝 깨어버리는 게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다. 말이 쉽지, 논리적인 설명대로 그런 신호에 따라 아기들이 모두 쉽게 잠들 수 있다면 육아가 얼마나 간단명료한 일이겠는가. 꾸준한 관찰을 통해 아기와 둘만의 노하우를 기르는 것이 답이다. 다음은 아기를 키워본 엄마들만이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이트의 댓글 한 줄.
“어제는 아기에게 평소처럼 했는데도 잠이 안 들어 엉덩이를 몇 대 때렸는데, 알고 보니 목이 말라 잠을 못 자고 있었더라고요.”
이처럼 아기의 신호는 때로 엄마가 엉뚱하게 알아차릴 만큼 혼동되고 중복돼 전달되곤 한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8개월 된 딸 아윤이 엄마 오자영 씨(28)는 얼마동안 아기의 생활습관을 기록하며 관찰한 뒤 아기에게 알맞은 규칙적인 일과표를 정해서 실천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가령 아침 7시부터 9시까지는 일어나서 놀게 하고 9시부터 11시까지는 꼭 잠드는 습관을 반복적으로 훈련하면 어느 시기가 되어 아기는 그 시간표에 따라 자연스레 반응을 보여요. 저 역시 신생아 때부터 15분을 채 넘기지 않고 깨는 아이 때문에 그리고 지방출장이 잦은 남편으로 인해 혼자 육아를 전담하며 거의 집에 갇혀 생활하다시피 했죠. 그때는 정말 ‘속삭임’에서 얻는 조언들이 삶의 생명줄처럼 소중했다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그 시절을 농담처럼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오씨.
“산후우울증과 주부 가출 위험을 방지해준 훌륭한 사이트라고 할까요? 하하.”

‘봄날 콧바람 든 엄마’들이 꾸린 유쾌한 정모
봄콧전
몇 달 전부터 이 사이트에서는 색다른 모의가 진행됐다. 그동안 ‘속삭임’ 사이트가 추구해온 ‘아기 존중 육아법’을 통해 아기의 잠자는 습관은 많이 개선됐지만 환경이 바뀌어도 과연 잘 잠들 수 있을까, 도전 아닌 도전을 해보고 싶었던 것. 온라인에서 아이디와 아기 사진으로만 서로 알고 지내던 엄마들은 그렇게 해서 지난 4월 마지막 주말, 대전 장태산 휴양림에 집결했다.
이름 하여 ‘봄날 콧바람 든 속삭임 맘들의 전국 정모(약칭 봄.콧.전)’. 그럴싸하게 현수막도 준비하고 1박2일 동안 알찬 프로그램도 마련해서 미국, 제주, 서울,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출발한 총 26가족이 참여했다. 근데 미국이라고? 바로 운영자인 현주 씨가 현재 미국 시애틀에 살고 있기 때문. 첫 번째 전국 정모에 참석하기 위해 ‘특별 귀국’을 감행했고 이날 현주 씨는 회원들로부터 감사장도 받았다. 아기를 데리고 움직이자면 차량 지원은 필수. 아내의 인터넷 정모에 기꺼이 따라 나서준 ‘자상한’ 아빠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주말이라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았지만 하루하루 잠드는 시간이 늘어가는 아기 모습을 보면서 이 사이트에 큰 믿음을 갖게 돼 함께 왔어요.”
23개월 된 채윤이 아빠 한상필 씨(41)는 여덟 살 아래인 아내와 가사 분담은 물론 육아에도 적극 참여하는 ‘착한’ 남편이자 느지막이 본 첫 아이에게 애정이 넘치는 ‘멋진’ 아빠. 아내의 권유로 <베이비위스퍼> 책도 탐독했다.
“최고의 교훈이 ‘아무리 말귀를 못 알아듣는 갓난아이라도 부모가 하나의 인격체로 대한다면 만사 오케이’라는 겁니다. 책을 읽고부터 사소한 것이라도 아기와 함께 있을 때 꼬박꼬박 동의를 구하는 제스처를 취했어요. 그랬더니 아기가 떼를 쓰거나 칭얼대는 모습이 급격히 줄어드는 거 있죠.”

아기의 복잡한 생체시계 지켜보는 여유를 가져라
아기를 재우는 방법에 사실 공인된 정답은 없다. 아기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상황이 마련돼야 잠이 들기 때문이다. 부모가 인내심을 갖고 오랫동안 탐색한 뒤 아기와 정확한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면 아기의 편안한 잠들기는 자연스레 ‘성사’되는 것이다.
그런데 ‘봄.콧.전’에 참석한 아기들은 수면 문제를 다 극복했을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생후 2년 동안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는 아기들의 생체시계는 수시로 변하기 때문. 다만 늘 아기를 관찰하고 이해할 수 있는 여유를 늘 갖추고 있는 것만이 문제 해결의 열쇠라는 것은 변치 않는 ‘원칙’이다.

속삭임 맘들이 들려주는 아기 재우기 팁 베스트 5
아기들의 수면 장애 해결책을 담은 <베이비위스퍼>에 나온 실천법이자 ‘속삭임’ 회원들이 시도해 큰 성공을 본 몇 가지 구체적인 방법들을 정리했다.
1. 먼저 ‘속싸개’를 이용하라. 엄마 뱃속에서 9개월 동안 웅크린 자세로 있었던 아이는 자신의 손발을 제어할 능력이 없다. 그래서 아기가 막 태어나면 속싸개라는 것으로 아기의 시선을 끄는 두려운 존재인 손발을 강보에 꼭 감춰준다. 마치 엄마 뱃속에서 보호를 받는 듯 편안한 느낌을 주는 속싸개 효과는 아기가 3개월이 될 때까지 수면에 큰 도움을 준다.
2. ‘백색소음’. 태아 때 아기는 자궁에서 혈류 소리라든가 심장이 쿵쾅대는 소리, 물을 꼴깍 넘기는 소리들에 익숙해 있다. 보통 진공청소기 소리보다 크다고 알려진 이 소리는 어른들에게는 자연의 바람 소리나 빗소리, 계곡의 물소리, 수돗물이 콸콸 흐르는 소리와 비슷하게 들린다. 생활 속에서 나는 다양한 소음들을 커버하며 중화해 주는데 여러 가지 빛을 섞으면 흰색이 되는 것과 같은 개념으로 ‘백색(白色)’이란 이름이 붙었다. 정기적으로 그 소리를 들은 아기가 잠자는 큐 사인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쉽게 잠들 수 있단다.
3. 졸린 신호를 빨리 파악하라. 하품을 세 번 이상 하거나 칭얼거리기 시작하면 이미 늦다. 너무 피곤하면 쉽게 잠들 수 없는 것처럼 아기들에게는 10분도 긴 시간이다. 하던 일을 중단하고 아기부터 재울 것.
4. 잠재우기 의식을 만들어라.
장난감에 안녕하기, 동화책 읽기, 자장가 불러주기 등은 흥분 상태인 아기의 신경을 진정시켜준다. 일정한 의식이 반복되면 아기들은 잠들어야 할 시간임을 인식하고 스스로 잘 준비를 한다.
5. 낮잠을 잘 재워라.
밤에 안 잔다고 낮잠을 안 재우는 것은 금물! 그날은 잘 자게 될지 몰라도 다음날 더 힘들어진다. 또한 피곤이 누적되어 깊은 잠까지 방해한다. 아기는 수시로 피곤을 풀고 활동하는 동안 받은 자극을 뇌에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고로 낮잠을 잘 잔 아기가 밤에도 잘 잔다는 사실을 알아두라.

미니 인터뷰 - 운영자 이현주 씨
핑키와 줄리 미국 시애틀에 사는 주부로 현재 24개월 된 딸 효리를 키우고 있다. 육아서적 스테디셀러인 <베이비위스퍼>를 읽고 본격적으로 아기 존중 육아를 실천하고자 엄마들의 비영리 모임‘아기와의 즐거운 속삭임’(www.babywhisper.co.kr)을 만들었다. 여러 가지 육아 스트레스 가운데 유독 주목받지 못했던 ‘아기 재우기’에 대해 각 월령의 아기에 맞게 효과적인 조언을 주고받는 엄마들의 유익한 모임이다.
“아기 잠 재우기도 육아의 한 부분이에요. 아기를 울려서 재우는 게 정석인 양 알려진 때도 있었지만 그것은 아이의 두뇌와 정서 발달에 정말 안 좋아요. 사이트 이름인 속삭임이라는 단어처럼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아기가 가장 좋아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게 중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아기 존중 육아법인 거죠.”
아기를 낳고 정확히 24시간이 흐른 뒤부터 본격적으로 수면과의 전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이씨. 그간 딸을 키우면서 읽어 내려간 책과 잡지들을 통해 얻은 지식들을 총망라해 사이트를 운영하는 중이다. 사이트는 책의 저자인 육아전문가 트레이시 호그의 웹사이트(www.babywhisper.com)와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한국 엄마들의 살아있는 커뮤니케이션 통로이자 생동감 넘치는 온라인 육아지침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조미나 기자